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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드그렌 삐삐롱스타킹의 탄생(카트린 하네만 글/우베 마이어 그림/윤혜정 옮김/한겨레아이들/2012. 2. 27.)
 삐삐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인물이야기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 작가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가 모든 분야를 통틀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한다.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그런데 왜 린드그렌의 인물이야기가 이제야 나온 거지?
린드그렌이 세상이 떠난 지 벌써 10년. 죽음과 동시에 쏟아졌던 스티브 잡스의 인물이야기는 예외로 한다 해도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우리는 동화 작가를 다룬 인물 이야기에 참 인색한 것 같다. 방정환이나 권정생 인물 이야기 정도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외국 동화 작가의 인물이야기는 지금껏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릴 적 자기가 좋아하는 동화를 읽는 아이들이 그 동화를 쓴 작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우리 인물이야기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인물만을 중심으로 편협하게 구성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참 신선하다.
린드그렌의 삶과 그의 작품 세계가 하나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린드그렌 작품 가운데는 작가 자신이 어린 시절 겪었던 일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린드그렌은 스웨덴의 스몰란드 농가에서 맘껏 뛰놀며 자랐고, 커서도 어린 시절의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작품 속에는 자연 속에서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감정이 생생하게 작품에 녹아들어갈 수 있었다.
덕분에 이 책 역시도 린드그렌의 어릴 적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작품과 하나로 연결이 된다. 작품을 읽고 이 책을 보는 아이라면 ‘아하!’하며 웃음이 터트릴 수도 있을 것만 같다.
또 린드그렌의 대표작이자 처녀작인 《삐삐 롱스타킹》의 탄생에 관한 다소 엉뚱한 일화는 《삐삐 롱스타킹》을 읽는 것 만큼이나 유쾌하다.
그래서일까? 책을 다 읽고 나니 린드그렌의 작품을 다시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렇다고 이 책이 린드그렌의 동화와 관련된 부분만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니다.
행복했던 어린시절에 이어서 미혼모로 혼자 어려움을 겪어내야 했던 시절의 이야기,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됐던 <삐삐 롱스타킹>이나 <산적의 딸 로냐> 제작 과정의 숨겨진 이야기, 어린이의 권리를 위해서, 약자의 편에서 앞장섰던 린드그렌의 삶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제일 마지막에는 ‘린드그렌 동화에서 찾은 멋진 말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주 의미심장하다. 한번 같이 감상하시길!
"왜 뒤로 걷느냐고? 여긴 자유로운 나라잖아. 자기가 걷고 싶은 대로 걸으면 안 되는 법 있어?” - 《삐삐 롱스타킹》의 삐삐
"내 인생에서 책은 가장 중요한 것이야. 책이 없다는 건 한마디로 상상도 할 수 없어.” - 《브리트 마리는 마음이 가벼워졌어요》의 브리트 마리
"똑같은 사람인데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을 크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을 작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진실한 사람이야.” - 《우리는 모두 떠들썩한 마을의 아이들》의 리사
“나 좀 이상해. 할 줄 아는 게 너무 많아!” - 《말썽꾸러기 거리의 로타》의 로타
“에이 뭐, 이런 일이 위대한 정신을 방해하진 않아.” - 《릴레브로르와 지붕 위의 칼손》의 칼손
“털옷에 든 벼룩이 징징거린다고 없어지진 않아. 벌떡 일어나서 뭐라도 해 봐!” -《산적의 딸 로탸》의 로비스
** 린드그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린드그렌의 자전적 이야기
<사라진 나라>(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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