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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공룡 곤곤이 / 내 말이 맞아, 고래얍! / 종이밥
2002.3.31. 소년한국일보

[화제의 책] '아기공룡 곤곤이' 외
새봄을 맞아 어린이 독서계에 따사로운 '창작 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저학년용 동화 출판이 더욱 활발하다. 최근 나온 동화집 가운데 어린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소개한다.

■ '아기 공룡 곤곤이'(노제운 글ㆍ최상열 그림)에는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7 편의 단편(短篇)이 실었다.
표제작 '아기 공룡 곤곤이'는 자신의 발에 뿌리를 내린 새싹을 키우다 몸의 양분을 빼앗기지만, 끝내 나무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공룡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공룡을 통해 자식을 위해 희망의 나무를 심고, 그 거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룩한 모성(母性)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땡땡이 아빠와 동동이 엄마'는 집 안에서 일만 하던 엄마가 어느 날 마술처럼 사라진 이후의 소동을 담았다. 엄마가 없어진 후 아빠와 아들은 엄마를 '하녀'처럼 부려먹은 자신들을 부끄러워한다.
엄마가 사라진 뒤 모니터 속에 나타난 엄마는 수영도 하고 스노 보드도 즐기고 싶은, 이를테면 '삶'을 누리고 싶은 또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밖에 심장병을 앓는 소녀의 치료비를 준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 몇 푼 안 되는 자신의 그림을 판 옆집의 가난한 화가였음을 알려 주는 '호수 속의 무지개' 등도 나보다 남을 위한 '작지만 큰 사랑'을 잘 보여 주고 있다(현대문학어린이 펴냄ㆍ값 7000 원).

■ '내 말이 맞아, 고래얍!'(이금이 글ㆍ이형진 그림)도 창작 동화 5 편을 담았다. 주인공은 푸르니와 고우니 자매, 그리고 고우니의 남자 친구인 동찬이다.
먼저 '엄마 누구 거야'는 엄마가 아이의 것도, 아빠의 것도 아닌, 엄마 자신의 것이라는 내용이다. 은수 엄마는 후줄근한 차림으로 집안일을 하는 푸르니 엄마보다 훨씬 더 예쁘다.
그래서 푸르니 엄마는 자신을 가꾸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 아빠와 아이는 엄마 때문에 큰 불편을 겪는다. 엄마가 마사지를 하고, 매니큐어를 바르느라 가족을 제대로 챙겨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을 겪고 난 다음에야 가족들은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얼마나 예쁜지를 실감한다.
나머지 단편들도 평범한 가족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당신은 누구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의미 있는 질문을 던져 주고 있다(푸른책들 펴냄ㆍ값 7000 원).

■ '종이 밥'(김중미 글ㆍ김환영 그림)은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작가 김중미 씨의 최신작이다.
송이는 산 꼭대기에 섬처럼 남아 있는 판자촌에서 오빠 철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철이마저 학교에 가면, 송이는 밖에서 문이 채워진 채 하루 종일 방에서 혼자 지낸다.철이가 방과후 열쇠를 따고 방문을 열면 눈이 부신 송이는 오빠에게 달려와 안긴다.
그런데 송이가 혼자 놀던 방바닥에는 언제나 종이 조각이 흩어져 있었다. 혼자 남겨진 때부터 종이를 씹기 시작했던 것이다. 심심하고 배고플 때, 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 종이는 송이의 친구였던 것이다.
그 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송이는 학교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정작 송이는 절에 맡겨진다. 병든 할아버지는 이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고,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병시중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홀로 가족의 품을 떠나는 송이를 위해 가족은 가족 사진을 찍어 주는데...
가슴아픈 현실을 보듬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책을 읽는 이의 눈시울을 적신다.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다(낮은산 펴냄ㆍ값 7800 원).

'종이 밥' 속의 짤막한 내용 하나. - 가족 사진 찍는 날
송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언덕을 내려오면서 잠깐 생각을 했다.
철이가 요즘 이상한 것 같았다. 아무리 장난을 쳐도 잘 웃지도 않고, 송이가 해 달라는 대로 뭐든지 다 해 줬다.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이상한 건 마찬가지다.
"할아버지, 우리 가족 사진 찍으러 가는 거 맞아?"
"그럼."
"왜?"
"우리 송이가 이제 학교 들어가니까 기념으로 찍는 거지."
"으응, 근데, 할머니 월급 많이 받았대?"
할아버지는 걸음을 멈추고 송이를 내려다봤다. "그건 왜 묻누?"
"아니, 할머니가 새 옷도 사 주고, 오늘 사진도 찍고, 외식도 한다고 그래서.
오빠는 할아버지가 자꾸 입원해서 할머니가 돈이 하나도 없다고 그랬거든."
"어이구, 우리 손주딸이 이 할아비랑 할미 돈 걱정까정 다 허구. 다 컸네."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어른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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