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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악, 도깨비다!
2002.10.19.

[책마을]‘으악, 도깨비다!’


▨‘으악, 도깨비다!’(느림보 펴냄)

기차타고 쿨쿨, 버스타고 털털, 다시 타박타박 반나절을 가면 바람만 아는 깊은 산골, 장승마을에 닿는다. 옹기를 굽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대신 마을을 지키게 된 일곱 장승들. 키다리, 주먹코,퉁눈이….

장승들은 이따금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보름달 아래서 숨바꼭질도 하고 옹기나르기 시합도 벌이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멋쟁이가 일을 내고 만다. 새벽이 되기 전까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는 규율을 어겨 그만 개울가에 발이 붙어 버린 것.

얼마뒤 멋쟁이는 아예 사라져버린다. 슬그머니 없어진 옹기와 숲에 나뒹구는 빈깡통들. 사람들이 나타나 멋쟁이를 데려가 버린게 분명했다. 장승들은 멋쟁이를 구하고 마을을 지키자는 쪽과 사람들에게 잡혀가기 전에 빨리 도망을 치자는 쪽으로 나뉘어 격렬하게 싸우는데….

‘느림보’가 펴낸 그림책 ‘으악, 도깨비다!’에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이자 이정표 역할을 해온 장승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원래 장승은 우락부락하게 생긴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어서 무섭게 느껴지지만 이책에 나오는 장승들은 못생겼어도 귀엽다. 장난도 치고 싸우다 토라지기도 하는 등 소꿉친구처럼 친근하다.

장승들은 낮이면 꼼짝않고 있다가 밤이면 팔 다리가 생겨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날개달린 석상 가고일스처럼 훨훨 날 수도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장승마을의 평화는 깨져버린다.

정원장식용으로 갈비집 트럭에 실려가는 멋쟁이를 구해내기 위해 트럭을 향해 용감하게 날아가는 장승친구들이야말로 훼손돼 가는 우리의 환경과 전통문화 지킴이들이 아닐까.

이 책의 중요한 비밀 하나. ‘표지 제목이 왜 뒤집혀 있을까? 착하고 순수한 장승들을 도깨비로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비틀려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30여년동안 어린이책을 기획해온 손정원 선생님이 글을 쓰고 원화작가 유애로 선생님이 그림을 맡았다.

<김세원 기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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