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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고전 읽기의 괴로움
 

 

 

 

 

 

2002. 5.27.

 

 

 

 

 

 

 

 

 

 

고전 읽기의
괴로움

 

 

어른들은 안 읽으면서
좋다고 강요하면
아이에겐 책고문

 

 

 

 

 

 

 

 

 

 

<구운몽> <목민심서> <인현왕후전> <사씨남정기> <명심보감> <금오신화> <한중록>….

책 제목을 듣는 것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계실 거다. 고개를 끄덕인다는 건 긍정의 표시다. 이들 책은 믿을 수 있다는 확신 말이다. 그래서인지 어린이 책 코너에 가보면 이런 책들이 참 많기도 하다. 그냥 구색 맞추기로 꽂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른 책들보다 앞쪽에 꽂혀 있는 걸 보면 판매량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내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들 가운데 하나가 아이들에게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우리 고전이 많은 사람들한테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있구나 하는 착각을 불러올 만큼 말이다.

“너희 이 책이 재밌니?”

“네. 웃겨요. 이 그림 좀 보세요. 그리고 야해요. 히히히.”

“이 책 읽어보셨어요?”

“아니오. 교과서에 나오잖아요. 학창시절 제목은 많이 들었는데 읽어보진 못했어요. 그래서 우리 아이한테는 좀 읽히려고요.”

책은 팔리는데 책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어른들은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많이 듣던 책이라는 것만으로 책을 골라주고, 아이들은 내용과는 관계없이 자극적인 몇몇 장면에만 관심이 쏠린다. 이런 책이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이 아니라는 건 쉽게 잊혀진다.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진다.

그러다 보니 책도 엉터리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읽기 쉽게 만든다는 명목으로 줄거리만 대충대충, 자극적인 그림을 넣어 아이들을 유혹한다. 작가의 생각은 사라지고 앙상한 줄거리만 남는다. <사씨남정기>는 정숙한 부인 사씨와 사씨를 몰아내려는 둘째 부인 교씨의 암투로만 몰아가기 일쑤고, <한중록>은 궁중 비사 쯤으로만 여겨진다. 막상 어른들은 읽지 않으면서도 고전을 아이들에게는 읽히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이 만든 결과다. 아이들은 아마 자기가 본 책의 내용이 전부라고 여기고 있을 거다. 이쯤 되면 고전 읽기는 즐거움이 아니라 괴로움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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