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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자꾸 새로운 책을 가져와요

좋은엄마 2003년 2월호


16개월 된 큰아이와 5개월 된 작은아이의 엄마입니다. 아기일 때는 데리고 앉아 책 읽어주기가 수월했는데 걸어다니며 움직임이 커지니까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혼자서도 곤잘 보는 걸 보면 책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제가 읽어주면 조금 듣다가 가져가 버리고 또 다른 책을 가져와서 조금 보다가는 다른 일을 합니다. 그래서 일어서서 읽어주면 책을 달라고 울고불고 하고요.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여주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날마다 일상에 찌들어 지내다 모든 걸 훌훌 털어 버리고 여행을 가서 보는 세상이 어떤 건지 아시지요? 전, 아이가 걸어다니면서 만나게 되는 세상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겨져요. 아니, 어쩌면 훨씬 더 놀랍게 느껴질 거예요. 엄마가 취해준 자세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자기 힘으로 기어가고, 또 일어서서 보는 세상은 무척 다를 거예요. 눈높이도 다르고, 볼 수 있는 영역도 다르죠. 게다가 자기 힘으로 그 변화를 이루어냈다는 자부심까지!
책을 볼 때도 그렇지요. 예전엔 엄마가 가져온 책을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었지만, 아이는 움직임이 자유로워지면서 그때그때 자기가 생각나는 여러 가지 책을 얼마든지 빼올 수가 있지요. 책꽂이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있는 대로 몽땅 다 꺼내서 바닥에 펼쳐 놓곤 하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아이는 혼자서도 책을 보지요. 그림책이란 본래 그림만으로도 이야기를 펼쳐나갈 수 있는 책이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처음 보는 책이든, 엄마와 봤던 책이든 마찬가지죠.
이럴 땐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아이가 원하는 게 어떤 건지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다는 건 책 내용만 읽는 게 아니라 아이 마음을 읽어나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줄 땐 아이의 호흡으로,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읽어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책을 자꾸 바꿔 온다고 엄마가 일어서서 읽어주시는 건 좋은 모습이 아니지요. 그건 아이의 호흡으로, 아이의 마음으로 읽는 게 아니라 엄마의 입장이 우선된 행동입니다. 그림책은 내용만 보는 게 아닙니다. 글과 그림은 똑같이 중요하고, 아이에게 책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고 하는 게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엄마가 일어서서 읽어줄 때 아이가 우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조금 힘드시긴 하겠지만 참고, 아이의 마음을 생각하시고, 아이의 호흡에 맞춰서 책을 읽어주세요. 이 시기가 지나고, 책과 좀더 친해지고 이야기의 맛에 빠질 때면 아이는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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