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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유경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유경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친구 하나, 누리!
유경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누리라는 아이죠. 유경이가 이 아이와 친구가 된 건 두 돌이 조금 지난 작년 가을쯤이에요. 유경이가 친구를 사귀자 저는 너무 기뻤어요. 친구를 사귄다는 건 굉장한 거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저는 유경이가 처음으로 사귄 이 누리라는 아이에게 점점 불만이 생겼어요.
밤에 자다가 이불에 오줌을 싸고도
“누리가 싸라고 해서 싼 거야!”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도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누리가 그런 거야!”
무슨 일이든 잘못한 게 있으면 다 누리가 한 거고, 누리가 시켜서 한 거죠. 엄마 처지에서 볼 때 한마디로 유경이의 첫 번째 친구는 아주 나쁜 아이였어요.
하지만 누리가 처음부터 나쁘기만 했던 건 아니에요. 처음엔 유경이도 누리 덕택 좀 봤죠. 기저귀를 떼긴 뗐지만 밤이면 가끔 실수를 하는 유경이한테 큰 자극제가 되어 주었거든요. 처음 한두 달은 누리한테 좋은 것만 본받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누리처럼 자기 전에는 꼭 오줌을 누고, 물도 많이 안 마시고, 자다가도 오줌이 마려우면 벌떡 일어나곤 했으니까요.
저는 정말 기뻤지요. 드디어 유경이가 오줌을 완벽하게 가리게 됐다 싶었죠.
물론 안쓰러운 점도 있었어요. 자다가 벌떡 일어나 오줌이 마렵다고 해서 변기에 앉혀 놓으면 변기에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거예요. 옷을 입히고 다시 자리에 뉘려고 하면 짜증을 내고요. 이런 일이 반복되자 저는 너무 고민이 됐어요. 아이가 오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이런 안타까움은 한 달을 채 못 갔어요. 유경이가 전보다 더 자주 오줌을 싸게 됐거든요. 그리고 아주 뻔뻔해졌어요. 앞에서 말한 대로 다 ‘누리 탓’이라는 거예요.


누리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누리는 보리에서 나온 ‘개똥이 그림책’ 50권 가운데 한 권이에요. 어느 날 나갔다가 들어와 보니 위층 아주머니께서 택배가 와 있대요. 가서 들고 내려와 보니 ‘개똥이 그림책’이었어요.
상자를 뜯자 유경이는 눈이 휘둥그래져요. 모두 방바닥에 빼 놓고는 ‘자기 책’이라며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해요. ‘아∼, 아∼’ 하며 가는 신음소리까지 내면서요. 유경이가 너무 기분이 좋거나 흥분할 때 내는 독특한 소리지요. 저는 손도 못 대게 하고, 이 책 저 책 들었다 놨다 해요. 그러다 눈이 둥그래지면서 집어 온 게 바로 《오줌싸개 누리》(김환영 그림, 보리 기획 글, 보리)였어요.

누리는 오줌싸개예요.
이런, 또 오줌을 쌌군요.


유경이는 무릎을 꿇고서 너무나 진지한 모습으로 책만 바라봐요. 자기랑 똑같다고 느꼈던 게 분명해요. 책을 다 읽고 나자 유경이는 다시 책을 펼쳐요. 그리곤 얘기해요.
“엄마, 자기 전에는 꼭 오줌을 누고 자야지?”
“물도 많이 마시면 안 되지? 오줌 싸니까.”
저는 잘 됐다 싶어서 한 마디 더 붙여요.
“그럼. 자기 전에는 오줌도 누고, 물도 많이 마시면 안 돼. 자다가도 오줌이 마려우면 벌떡 일어나서 누고. 유경이가 오줌을 싸면 또 빨아야 하는데 엄마가 너무 힘들잖아. 그치?”
말을 뱉는 순간, 잘못했다 싶었지만 유경이는 굉장한 결심을 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요.
이때부터였어요. 유경이는 날마다 이 책만 끼고 다녔어요. 하루에도 이삼십 번씩 이 책만 읽어 달래요. 저는 별로 달갑지는 않았어요. 이 책이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거든요. 교훈을 너무 생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니나 다를까, 유경이는 이 책을 보면서 밤에 오줌을 싸면 안 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 같았죠. 앞서 말한 대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변기에 앉아서 졸고 있어요. 아침에는 피곤한지 짜증을 부리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유경이는 행동이 확 바뀌어 버렸어요. 밤에만 오줌을 누는 게 아니라 낮에도 천연덕스럽게 앉아서 오줌을 줄줄 누고는 이렇게 말을 하게 된 거죠.
“내가 한 거 아니야. 누리가 눈 거야.”
“누리가 누라고 해서 눈 거야.”
정말 황당한 노릇이었죠. 처음엔 책을 원망하기도 했지요. 몇 번인가 야단도 쳐 보았어요. 그런데 유경이 답이 엉뚱했어요.
“나도 조금 크면 안 쌀 거야.”
저는 깨달았죠. 누리는 유경이한테 참 좋은 친구였다는 걸 말이죠. 유경이는 자기 말고도 밤에 오줌을 싸는 아이가 또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위안이 되었을 거예요. 물론 처음엔 밤에 오줌을 싸지 않으려면 누리처럼 해야 한다는 강박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죠. 하지만 그래도 안 되자 누리를 핑계 댔던 거죠. 만약 핑계 댈 아이조차 발견하지 못했다면 아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걸 생각하자 저는 누리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고 싶어져요.
“누리야, 고마워!”

친구 둘, 영수!
유경이가 누리를 사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예요.
저는 삼각 팩에 든 커피우유를 마시고 있었죠. 그런데 유경이가 와서 자꾸 달래요. 아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고 했죠. 그랬더니,
"영수는 그거 먹었단 말이야!”
“영수? 영수가 누군데?”
“친구야.”
“니 친구 중에 영수라는 애가 어딨어?”
“이슬이 친구 영수 말이야! 내가 보여줄게.”
하더니 자기 방으로 달려가서 《이슬이의 첫 심부름》(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한림출판사)을 가져와서 책장을 펼쳐요. 이슬이가 심부름을 가다가 길에서 친구 영수를 만나는 장면을 펼쳐요. 그리곤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이것 봐! 맞지? 똑같이 생겼지?”
저는 못 봤었는데 영수가 손에 뭔가를 들고 있긴 하네요. 제가 보기엔 종이 비행기 같은데……, 어쨌든 삼각형 모양이라는 건 맞습니다.
결국 저는 영수가 들고 있는 것과 똑같은 거라는 유경이 주장에 커피우유 한 모금을 줄 수밖에 없었죠. 그때 유경이의 그 의기양양한 표정이란!
아직 친구가 없는 유경이는 책 속 인물과 쉽게 친구가 됩니다. 그것도 자기 처지를 대변할 수 있는 친구를 중심으로요. 누리는 자기가 잘못했을 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핑계가 되어 주는 친구고, 영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그 근거가 되어 주는 친구였지요.
이슬이요? 이슬이는 친구 같기도 하면서 또 아닌 것 같아요.
“유경아, 너 혼자 심부름할 수 있겠니?”
하고 책에 나온 것처럼 흉내를 내 보니,
“아니……, 그런데 나도 다섯 살 되면 혼자 심부름할 수 있다. 넘어지지도 않고.”
합니다.
밖에 나갈 때면 이슬이가 꽈당 넘어지는 장면을 흉내내곤 하는데, 아마 자기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이슬이처럼 넘어지지 않고 심부름을 해 내겠다는 의지 같아요, 다섯 살이 되면 진짜로 심부름을 할 수 있을까요?


친구 셋, 미끼와 컹컹이
요즘 유경이는 엄마 아빠의 온몸을 핥아 줘요. 처음엔 기분이 좋았지만 침이 뚝 떨어질 만큼 핥아 대는 건 정말 고역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뭐라고 못해요. 유경이가 발견한 ‘친해지기 위한 사랑 표현 방법’이니까요. 기분이 좋을 때도 핥아 주지만 때론 제가 야단을 칠 때면 와서 애교 떨듯이 핥아 줄 때도 있어요.
고양이 미끼하고 못된 개 컹컹이 때문에 생긴 일이죠. 지난번 겨울 길목 때쯤이에요. 《못된 개가 쫓아와요》(마이런 얼비그 글, 리디아 몽크스 그림, 이경혜 옮김, 시공주니어)란 책을 읽어 줬죠.

나는 못된 개 컹컹이가 정말 싫어요!
컹컹이는 미친 듯이 짖어 대며 나를 쫓아와요.
트럭에 대고 으르렁거리고,
구름을 보고 덤벼들고,
비가 와도 짖어 대고요,
바람만 불어도 컹컹거려요.
못된 개 같으니라고.


처음부터 유경이 표정이 심상치가 않아요. 주인공 아이는 컹컹이를 피하기 위해서 대나무 다리도 써 보고, 커다란 우산으로 컹컹이 머리 위를 날아가 보기도 하지요. 처음엔 성공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실패해 컹컹이한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아요. “떼치” 하는 소리와 함께 유경이 손이 컹컹이를 내리쳐요. 유경이는 개를 무척 좋아하긴 하지만 주인공 아이를 괴롭히는 못된 개 컹컹이는 맘에 들지 않나 봐요.
이제 고양이 미끼가 등장할 때예요. 주인공 아이는 컹컹이를 이기기 위해 고양이를 이용하기로 맘을 먹어요. 접시에 우유를 따라 놓자 금세 고양이 한 마리가 생겨요. 떠돌이 고양이는 어디나 다 많은가 봐요. 이름도 ‘미끼’라고 지어 줘요. 그리고 컹컹이 앞에 미끼를 던져 놓죠. 그런데 미끼는 컹컹이를 친구로 만들어 버려요. 미끼는 컹컹이 얼굴을 핥아 주고, 컹컹이는 미끼한테 코를 비벼 줘요. 아이는 곧 깨닫죠. 아이는 컹컹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만나요. 무릎을 꿇고 씨익 웃으며 뼈다귀 과자를 내밀죠. 이제 컹컹이는 ‘못된 개’가 아니라 ‘멋진 개’가 된 거죠.
아마 유경이는 미끼의 모습을 보면서 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아요. 가까운 곳에 조카들이 살아서 자주 놀러가요. 아이들은 이제 자기들끼리도 아주 재미있게 놀아요. 그런데 하루는 약간 다툼이 있었어요. 유경이가 갖고 놀고 싶어하는 장난감을 14개월 빠른 조카가 못 가지고 놀게 하는 거예요. 말이 14개월이지 몸무게는 10㎏ 가까이 차이가 나니 유경이가 그걸 힘으로 뺏기는 불가능했죠. 처음엔 울상을 짓던 유경이가 갑자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장난감들을 찾아서 오빠한테 갖다줘요. 그러더니 하는 말,
“우리 같이 놀자. 나 장난감 하나만!”
오빠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장난감을 하나 내줘요. 그런데 유경이가,
“이거 말고 저거 주라!”
합니다. 아까 다투던 장난감 말이에요. 오빠는 갑자기 시익 웃으면서 장난감을 내줍니다. 그리곤 둘은 금방 장난감을 가지고 같이 놀아요. 유경이 하는 행동이 너무 약아빠졌단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친구 사귀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있구나 싶어요.


친구들아, 놀자!
요즘 들어 유경이는 친구 타령이 심해요.
겨울이라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맨날 집안에만 있어서 그런 걸 거예요. 집안에서 잘 놀다가도 갑자기,
“얘들아∼, 놀∼자!”
하고 외쳐요. 그뿐이 아니에요.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학원에 가고 싶다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졸라대요.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그곳에 가면 친구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그러다 《아가야, 울지 마》(유승하 그림, 오호선 글, 길벗어린이)를 봤어요. 이 책은 나오자마자 사온 책인데 그동안 유경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됐던 책이죠. 그런데 갑자기 이 책을 찾아와서는 읽어 달래요. 한번 읽기 시작하더니 자꾸자꾸 읽어 달래요. 갑자기 한 장면에서 책장을 못 넘기게 하고는 이렇게 말해요.
“나도 여기 들어가고 싶어.”
글은 한 자도 없이 펼친면 가득 초록빛 바닷속에서 아가랑 거북이랑 고양이랑 강아지랑 수탉이랑 게가 함께 노는 장면이었어요. 저는 조금은 장난스럽게 말했죠.
“그럼, 들어가!”
그랬더니 유경이가 진짜로 머리를 책에 갖다 박는 거예요. 아이는 눈에 눈물이 글썽해져서 말해요.
“안 들어가져.”
유경이는 그날 이 책을 더 이상 보지 못했어요. 처음에 진짜로 머리를 책에 갖다 박을 땐 웃음이 나왔지만 점점 마음이 아파 와요. 아마 아이는 바닷속 장면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헤엄치며 놀고 싶었을 거예요.
유경이가 날마다 이 책을 들고 와 읽어 달래요. 그리고 바로 그 장면이 나오면,
“잠깐. 넘기지 말고 기다려!”
하고 외쳐요. 아이의 입에서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와요. 한 번, 두 번. 이렇게 10초쯤 흐르고 나면 아이는 조금은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말하죠.
“됐어. 이제 읽어 줘.”
친구들과 맘껏 뛰놀고 싶어하는 아이 모습에 마음이 아파 와요.
유경이는 이 책을 계속 보면서 이제 새로운 놀이와 관계를 배워 가요. 아기와 고양이가 그네를 타고 강아지는 비누 풍선을 부는 장면을 보고는,
“얘는 왜 그네를 같이 안 타?”
하고 묻습니다. 아마 강아지는 같이 노는 것 같지가 않았나 봐요. 강아지는 아가하고 고양이가 그네 타는 걸 보면서 ‘후’ 하고 비누 풍선을 불면서 노는 거라고 말해 주니 유경이는 자기도 ‘후’ 하며 비누 풍선 부는 흉내를 내요.
다시 책을 봅니다. 이번에도 같은 장면입니다. 아이가 말합니다.
“아기하고 고양이하고 그네를 타는데, 강아지는 비누 풍선을 불어 주는 거야. 같이 노는 거야. 그치?”
여러 친구들 사이에서 따로 또 같이 노는 수도 있다는 걸 알았나 봐요. ‘같이’라는 말에 힘을 줍니다. 그리고 책에서 친구들이랑 함께 하는 놀이를 찾아내요. 발바닥에 물감을 묻혀 찍기, 모래 장난……, 해 보고 싶은 놀이도 많아지나 봅니다.
“아가가 왜 울어?”
유경이가 묻네요.
“아가가 깨 보니까 엄마가 일하러 나가서 없어서 그래.”
유경이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유경이한테는 ‘엄마가 없다’는 쪽보다는 ‘함께 놀아 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 더 크게 와 닿는 모양이에요. 책에 빠져 있는 아이한테,
“야, 넌 왜 엄마랑은 안 놀아 줘.”
하고 잉잉 우는 척을 해 봤죠. 유경이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와서 저를 토닥여 주며 말합니다.
“울지 마. 내가 놀아 줄게.”

오연우, 강창신, 김민영, 김명환…….
2002년 3월. 드디어 유경이는 소원대로 유치원에 들어갔어요. 너무나 친구 타령을 하는 아이 때문에 우리는 이사를 감행했죠. 이모가 운영하는 유치원 근처로요. 아직 세 돌이 안 된 유경이는 유치원에 보결생(!)으로 들어갔어요. 다섯 살 아이들이랑 한반이 됐지요.
유경이는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어요. 유치원 가방을 메고 팔딱팔딱 뛰고, 가방을 재워 준다고 가방을 메고 ‘자장 자장 우리 가방, 잘도 잔다 우리 가방’ 하며 돌아다녀요. 새로 이사한 집이 낯설었는지 밤에도 자지 않고 ‘우리 집이 이상해, 우리 집이 이상해.’ 하다가도,
“너 안 자면 내일 유치원 못 간다!”
하면 얼른 눈을 감아요. 유경이는 유치원에 못 가게 될까 발을 동동 굴러요. 유치원은 친구들이 있는 곳이니까요. 집에서도 친구들 이야기뿐입니다.
“오연우, 강창신, 김민영, 김명환…….”
아이들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대요. 덕분에 저는 아이들 얼굴은 잘 몰라도 이름만은 확실하게 알게 됐지요.
때론 아이들 사이에서 갈등도 있나 봐요. 가끔은 친구들이 괴롭히는 꿈을 꾸면서 잠꼬대를 하기도 하지요. 어쩔 땐 김명환이 자꾸 자기한테 박치기를 한다면서 유치원에 안 간다고 할 때도 있어요.
이제 유경이는 친구랑 직접 부대끼는 법을 배우는 중이죠. 유치원 친구 가운데는 누리나 영수를 대신해 줄 수 있는 아이도 있고, 이슬이 같은 아이도 있는 것 같아요. 저한테 직접 말하진 않지만 혼자서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재현하고 있어서 저절로 알게 돼요. 그리고 가끔 유경이는 멍멍이가 돼요. 그냥 ‘멍멍’ 하고 소리만 내는 게 아니라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멍멍이 흉내를 내죠. 이럴 땐 유경이가 너무 피곤하거나 기분이 쳐져 있을 때지요. 도움이 필요하다는 표시인 거예요. 컹컹이처럼 말이죠. 그럼 저는 미끼가 되요. 아이를 안아 주거나 업어 주면서 토닥토닥 두들겨도 주고 뽀뽀도 해 줘요. 아이는 다시 기분이 좋아지죠. 저도 유경이랑 끝까지 친구로 남아 있고 싶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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