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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글씨' 보다 '이야기'

2003. 12. 1.

 

요즘 아이에게 소중한 건
'글씨' 보다 '이야기'


이가 글씨를 배워서 떠듬떠듬 읽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을테고, 그럼 엄마는 책 읽어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글씨를 깨친 다음에도 계속해서 책을 읽어달라고 한다. 엄마들은 마음이 답답해지곤 한다. 아이가 커갈수록 글씨는 점점 많아지고 다 읽어주기가 벅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깊이 살펴보면 이런 이유말고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건 엄마들에게 ‘아이가 혼자서 책을 얼마만큼이나 잘 읽는가’가 그 아이의 똑똑함을 나타내는 기준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 들어가서 책을 제대로 못 읽으면 어쩌나, 혼자서 책을 잘 읽는 아이가 학교에 가서도 공부를 잘한다는데…. 어찌 보면 선행 학습을 선호하게끔 만드는 우리 교육 제도와 맞닿아 있는 부분도 크다.
어쨌든 이런 분위기는 엄마들에게 조급증을 불어넣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에게 “너 글씨를 알면서 왜 읽어달라고 해! 혼자서 읽어야지” 하는 말을 자연스레 내뱉게 한다.
그럼 아이들은 어떨까 책 속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책을 즐기는 아이들에겐 글씨보다는 이야기 자체가 더 중요하다. 글씨에서 삶을 배워나가는 게 아니라 이야기에서 삶을 배워나간다. 그리고 아직 읽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글씨를 하나하나 읽어내는 데 신경을 쓰다보면 이야기를 놓치기 일쑤다.
이렇게 이야기의 맥을 놓치다 보면 책은 재미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재미있던 책이 점점 재미없는 것이 되고 만다. 어렸을 때 책을 좋아하던 아이가 글씨를 배우고 나서 오히려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대개는 아이가 글씨를 깨치고 나서 혼자 책을 읽도록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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