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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독서지도가 필요할까?

밑줄 쫙! 아이 독서지도 13

동아일보 2007. 7. 10.

독서지도가 필요할까?
 

“우리 아기가 돌이에요. 앞으로 독서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치원에서 독후활동을 하는데, 아이가 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더라고요. 줄거리도 말할 줄 모르고……. 책만 좋아한다고 되는 게 아닌가 봐요. 아무래도 그냥 책만 읽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독서지도가 필요하겠죠?”
몇 년전부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독서지도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다. 그리고 고민하는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사실 좀 난감해지곤 한다. 유치원 아이는 물론 이제 세상에 태어난 지 일 년밖에 안 된 아기까지 독서지도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 기가 막히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건 최근 몇 년 사이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대입 논술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독서이력철이니 독서인증제니 하는 것들도 가세한다.
이상한 건 이런 것들이 사실 어린 아이들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논술이 필요하고, 책을 많이 본 사람이 논술을 잘 하는 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왔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참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별 이상할 것도 없는 것 때문에 어린아이들까지 독서지도에 내몰리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꼼꼼히 들여다보니 하나씩 문제가 보인다. 책을 많이 본 사람이 논술을 잘 하는 것인데, 지금은 대입 논술이라는 대명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책을 읽어내야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교 수업에 대비해 예습하는 수준이 뭐든지 미리미리 몇 년 정도씩은 앞서서 공부해야 한다는 선행학습으로 이어지고, 또 책읽기는 단기간에 안 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는 생각 등이 어우러지면서 생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격이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독서지도는 문제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뭔가 달라지는 듯 보이기도 하지만 어느 새 그 틀에 갇혀 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책을 보지 못한다. 책을 읽고 뭔가를 해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책을 부담스럽게 만든다. 아이는 책이 아니라 활동 그 자체를 더 신경 쓰게 된다. 그러니 아이가 책을 읽어도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고 섣부르게 독서지도를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 마음대로 읽는 자유로운 책읽기야 말로 아이를 성장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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