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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제 목    질문이 많아지는데...백과사전이 필요할까?

밑줄 쫙! 아이 독서지도 4

동아일보 2007. 5. 8.

질문이 많아지는데...백과사전이 필요할까?

 

아이가 4-5살쯤 되면 질문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질문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세상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시기가 되었음을 뜻한다.

하지만 이때부터 엄마는 곤혹스러워진다. 이제 아이는 “왜?” 라고 묻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건 뭐야?” 정도로 끝나던 시절과는 사정이 달라진 것이다. 게다가 아이가 “왜?” 라고 묻는 내용은 엄마가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것들이거나 혹은 막연하게만 알고 있어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질문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엄마는 점점 궁색해지고 만다.

이쯤되면 엄마는 백과사전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의 질문에 대처하는데 백과사전만한 책이 없으리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아이의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책과 연결시키면서 지식을 쌓아갈 수도 있으리라 여겨지고 말이다.

그런데 백과사전이 과연 엄마의 기대만큼 제몫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단은 아무리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아이의 모든 궁금증에 대한 답을 담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 망정 해답책이 될 수는 없다.

또 책이 다양하게 나오지 않던 예전엔 백과사전이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다. 같은 내용이라도 연령에 따라서, 접근 방식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백과사전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 보다는 아이가 관심이 있는 책을 골라서 보여주는 편이 훨씬 좋다.

물론 그때그때 아이에게 적당한 책을 골라서 보여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백과사전을 들여놓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사실은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이에 따라서 백과사전류의 책을 탐독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그렇지 않다. 특히 4-5살 정도의, “왜?”라는 질문을 시작하는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듯 정확한 답을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닌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문득 생각나는 걸 “왜?”라는 질문으로 표현하곤 한다. 즉 “왜?”라는 아이의 질문 속에는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게 포함되어 있다. 과학적인 답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문득 “왜?”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이런 저런 상상을 하며 생각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 과정일 때가 많다.

따라서 아이가 질문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정확한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강박을 갖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백과사전에 대한 미련은 떨치고 엄마가 설명해줄 수 있는 만큼 설명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만약 엄마가 정말 대답할 말이 없다면 솔직하게 “엄마도 잘 모르겠네. 엄마가 알아보고 이야기해줄게.” 하고 나중에라도 아이랑 다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갖자. 엄마가 모른다고 말한다는 건 엄마의 신뢰가 떨어지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엄마의 이런 태도를 통해서 궁금한 건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아이가 던지는 모든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하고 이를 아이에게 이해시키려 하다 보면 아이는 오히려 질려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면 자신이 질문을 할 때마다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점점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아이의 질문에 좀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 “하늘은 왜 파래?” 하고 묻는다면 붉은 저녁 노을을 보여주거나 혹은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당장 해답을 얻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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