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논픽션 공부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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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 342 - 조회
- 작성자이름 :   2016/01/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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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첫 번째 모임에서는 ‘돈’에 관한 책을 읽었습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권재원 글, 그림/창비/2015)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빌 브리튼 글/최지현 옮김/보물창고/2013)

이 두 권입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창비 좋은 어린이책’ 수상작품이고,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은 논픽션이 아닌 동화책입니다. 우리나라에는 2013년에 출간되었지만 원작은 1979년에 출간된 작품으로 1983년에 영국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크게 흥행했다고 합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은 열두 살 재원이와 재원이의 저금통인 ‘두통씨’의 이야기를 통해 돈과 가치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는 책입니다.

지금껏 돈에 관한 책을 몇 가지 읽었지만 이 책은 돈에 관한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지금껏 봤던 책들이 대부분 돈의 순환이나 돈의 역사 등 교과서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반면, 이 책의 경우는 돈 자체의 본질과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는 두통씨가 들려주는 다섯 가지 이야기의 제목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 돈은 가치를 재는 도구
· 돈의 생명은 믿음
· 안전하지 않은 돈
· 새로운 가치를 드러내는 돈
· 돈이 드러내지 못하는 가치

단순한 돈의 역사가 아니라 돈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가치’라는 측면을 중심을 두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돈이 드러내지 못하는 가치’에서는 돈이란 결코 모든 가치를 나타내줄 수 있는 만능키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돈에 관해 생각을 할 때 흔히 놓치기 쉬운, 하지만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지점을 꼭 짚어준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두통씨가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이 뜬금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밤, 두통씨는 잠이 오지 않자 돈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최면으로 재원이를 깨워 이야기를 듣게 합니다. 이렇게 사건이 벌어지려면 두통씨가 됐건, 재원이가 됐건 돈에 대한 의미를 따져보고 싶은 절실한 사건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런 장치가 전혀 없이 바로 들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형식적인 면에서는 돈에 대한 정보가 두통씨와 재원이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실재로는 두통씨의 일방적인 전달로 끝나고 맙니다. 재원이는 그야말로 수동적인 역할을 할 뿐이지요. 두통씨와 재원이라는 캐릭터는 재미있지만 그 캐릭터도 잘 살릴 수 있는 둘의 삶이 좀더 묻어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돈이 드러내지 못하는 가치’에서는 지역통화와 같은 예를 보여주며 재원이가 학교에서 비슷한 종류의 화폐를 만들어 보는 내용이 있는데, 뭔가 어설픕니다. 지역 화폐란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유통시키려 애쓴다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집단 내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가능합니다. 그런 걸 구체적인 예도 없이, 잠깐 동안 두통씨의 이야기만을 듣고 학교에서 일방으로 사용하려고 합니다.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합니다.
정말 좋은 내용이 담겨있지만, 두통씨는 재원이한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재원이는 일방적으로 수용만 하는 모습도 아쉽습니다. 이 모든 것은 두통씨와 재원이를 만나게 하는 과정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결과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돈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이 책은 퍽 유용한 책입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그림도 그렸는데, 그래서인지 글과 그림이 자연스럽게 잘 맞아떨어집니다. 필요한 내용에 맞게 필요한 그림이 적절하게 들어가 이해를 돕습니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이 책의 주인공이 자라서 이 책을 쓴 작가가 되었다는……. 이로써 이 책의 주인공 재원이의 성도 밝혀진 셈입니다. 바로 권재원!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은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엉뚱한 상상을 떠오르게 합니다. 주인공 쿠엔틴은 우연히 마을에 나타난 요정을 구해주고 이름을 알아맞힌 대가로 세 가지 소원을 빌 수 있게 됩니다. 옛날이야기에서는 늘 그렇듯 두 개의 소원은 무심코 엉뚱한 데 써 버리게 되고, 나머지 한 개의 소원을 궁리궁리한 끝에 ‘세상의 모든 돈을 갖고 싶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소원은 바로 이루어지지요.

정말 신나는 일입니다. 쿠엔틴은 농장을 하는 부모님이 대출금을 갚느라 형편이 넉넉지 않습니다. 낚시를 할 때도 혼자만 낚싯대 대신 버드나무 가지에 철사 줄을 매달아 써야 했고, 자전도 원래 고무보다 땜질용 패치가 더 많이 보일 정도로 낡디낡은 자전거를 타야 했습니다. 그러니 돈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에 그런 소원을 빌게 된 것입니다.
자, 이제 쿠엔틴은 진짜로 세상의 모든 돈을 다 갖게 됐습니다. 이제 쿠엔틴에겐 어떤 앞날이 펼쳐질까요?
상황은 쿠엔틴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흘러갑니다. 쿠엔틴은 세상의 돈을 다 갖고 있어도 갖고 싶은 것 하나 살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돈은 모두 늘 쿠엔틴 것이어야 하기에 돈을 주고 물건을 사도 그 돈은 다시 쿠엔틴의 주머니로 돌아옵니다. 누구에게 돈을 줄 수도 없습니다. 역시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세상에는 단 한 푼의 돈도 존재하지 않게 됐습니다. 지금껏 돈이 돌아다니며 움직이게 했던 모든 일들은 멈춰버릴 수밖에요.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 하는 판타지에서 시작한 소원은 어느새 심각한 전 세계의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 모든 원인이 쿠엔틴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해결방법 또한 문제를 제공한 당사자인 쿠엔틴이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됩니다.
깔깔대며 떼굴떼굴 웃으며 읽어도 좋을 이야기인데, 돈의 흐름이 멈췄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지를 심각하게 느끼게 합니다. 비록 돈에 관한 정보를 주기 위한 논픽션은 아니지만 그 어떤 논픽션보다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경각심을 느끼게 해 줍니다.
어른들이 쿠엔틴을 대하는 태도 또한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엄청난 일을 저지른 쿠엔틴에게 야단을 치는 사람은 없습니다. 쿠엔틴의 소원이 다소 경솔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라도 빌 수 있을만한 소원이기도 하려니와 쿠엔틴을 들볶는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혹시라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도 아이에게 이런 태도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다행히 이 엄청난 일은 잘 마무리가 됩니다.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책을 읽으며 나름 해결방법을 추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쉬움이라면 쿠엔틴이 잡은 커다란 물고기를 가지고 가다가 자전거를 수리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느라(약 두 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 사이 물고기가 상해 버려서 우물에 던져버리는 장면입니다. 정말 두 시간 정도에 물고기가 버릴 만큼 상할까요? 사소하다면 사소한 장면이지만 이 사건은 쿠엔틴이 요정과 만나는 계기가 되는 사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기다 보니 중간에 머뭇머뭇하게 됐습니다. 원작이 원래 그런 건지 혹은 번역 출간의 문제인지 궁금합니다.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세상의 모든 돈이 내 거라면> 모두 4~6학년 정도에 적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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