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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제목 : <너는 하늘을 그려, 나는 땅을 그릴게 - 김정호와 최한기의 지도 이야기> , <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360 - 조회
- 작성자이름 :   2016/01/04 일

2015년 12월에는 <너는 하늘을 그려, 나는 땅을 그릴게 - 김정호와 최한기의 지도 이야기>(설흔 글/김홍모 그림/토토북/2015) 와 <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고진숙 글/독고박지윤 그림/푸른숲주니어/2010)을 보았습니다.
보통 인물이야기가 한 사람에게만 초첨을 맞추고 있는데 비해 이 두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함께 일을 해낸 두 사람의 삶을 함께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너는 하늘을 그려, 나는 땅을 그릴게>는 제목만 봐도 매력이 넘치는 책이었습니다. 김정호와 최한기, 그리고 지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오주 이규경 선생에 대한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최한기와 김정호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30년을 훌쩍 뛰어넘은 뒤 두 사람이 오주 선생을 찾아간 장면에서 두 사람이 지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의 주인공이 최한기와 김정호인지, 아니면 오주 선생인지 분간이 가질 않습니다. 또 두 사람이 이룬 최대의 업적인 지도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책 뒤에 실린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최한기와 김정호가 서로 만난 건 서른 살 즈음입니다. 그런데 여기선 두 사람이 어린 시절 만나서 함께 지낸 것처럼 그리고 있으니 논픽션 책으로서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글을 구성이나 문체도 다른 책과는 조금 다릅니다. 작가가 책의 등장인물로 직접 등장하여 풀어나가는 경우가 여러 번 나옵니다. 친절한 작가가 되기 위해 이런저런 상황설명을 해 주려 나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오주 선생과 직접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특히나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성은 분명 새로운 시도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함께 읽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런 방식이 신선하다, 작가가 너무 오버하고 있다 등등 약간은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나름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였을 거라는 점은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작가의 말은 좀 이상했습니다. 설흔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을 합니다.

‘대동여지도는 누가 만들었을까?’
‘기학이란 책은 누가 썼을까?’
‘김정호와 최한기는 어떤 관계일까?’
‘양반과 양반 아닌 사람이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둘은 왜 하필 세계 지도를 만들었을까?’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답을 아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됩니다.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으면 됩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했지만, 읽으면 다 알게 되니까요. 이것이 바로 내가 여러분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작가는 아마도 아이들은 정보는 자신의 질문 수준만 알면 된다고 여기는 것일까요? 그것만 알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니요? 논픽션 책에서는 단순한 질문에 대한 답만 알면 더 이상 볼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기대가 컸던 책이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책이었습니다.

<문익점과 정천익>은 <너는 하늘을 그려, 나는 땅을 그릴게>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쓴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쓴 책입니다. 역사를 통해 한 인간의 삶을 이해한다는 역사인물책의 모범적의 사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물이야기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인 인물에 대한 미화도 없었습니다. 고려 말, 어지러운 정치 상황 속에서 잘못된 선택으로 반역자로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목화를 재배해서 백성에게 나누어 주는 일, 그 일만이 자신이 살기 위한 길이기도 했기에 목화를 찾아 떠난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디테일한 역사 때문에 문익점이 가려진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 책이 좀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뭔가 좀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한 구성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말랑하기만 한 책들이 범람하는 요즘에 좀 어렵더라도 이렇게 본래의 의미를 살린 책들은 꼭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만 설명투의 문장은 조금 더 버리고, 이야기 속에서 녹여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이야기의 시작인 등간 놀이 장면은 충분히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었을 듯 한데 설명투의 문장 때문에 더욱 어렵게 느껴지게 합니다.

이번에 읽은 두 권의 책은 그동안 잘못된 정보로 알고 있던 대표적인 인물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김정호는 백두산을 몇 번이나 오르내리며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다.
문익점은 중국의 강남지방으로 귀양을 갔다가 붓두껍 속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 왔다.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지는 오래됐지만 어린이책에서는 여전히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두 책은 적어도 그동안의 잘못된 정보만큼은 바로 잡을 수 있었던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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